김은숙 작가와 송혜교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뒤늦게 보았는데요, 정말 멈출 수가 없는 몰입감을 경험하게 해 주네요. 그리고 명대사들이 귀와 가슴에 와서 팍팍 꽂히는 느낌입니다. 이래서 김은숙 작가님이 하시는 작품은 자석처럼 끌리게 되나 봅니다.
더 글로리는 총 16부작으로 현재는 1회부터 8회까지 파트 1이 공개되었고, 3월 10일에 공개되는 파트 2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마음으로 포스팅을 해 봅니다.
현실은 드라마보다 잔인했다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학교폭력 복수극이라는 이야기가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학교 배경의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장면정도일 거라 예상한 저에게 주인공 문동은이 고등학교때 당한 학폭을 묘사한 부분은 정말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이렇게까지 잔인하고 세세하게 묘사해도 되는 것일까라는 걱정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2006년 청주 여중생 고데기 사건이라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니...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잔인합니다.
학폭으로 육체는 망가지고 영혼까지 부서진 문동은 역할로 송혜교가 나옵니다. 고등학교 시절 문동은을 연기한 것은 정지소였습니다. 또래의 딸을 키우고 있는 저로서는 드라마를 볼 때도, 다 보고 난 지금도 화가 나서 미쳐버릴 만큼 감정 이입이 되어버리네요.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워서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안아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누구라도 날 좀 도와줬다면 어땠을까'라는 대사를 들으며 정말 가슴이 아프더군요. 드라마에서는 경찰도, 담임선생님도... 심지어 엄마라는 여자까지도 동은이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교무실에서 시계까지 풀어놓고 어린 동은을 무지막지하게 때리는 담임의 모습은 정말 너무 끔찍했습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체벌이 금지되었지만, 제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여학생의 따귀를 때리는 선생님이 정말 있었기 때문이죠. 부당하다고 느끼면서도 무서워서 나서지 못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내 꿈은 너야. 박연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동은이의 용기와 멘털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온 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문동은이 18살에 학교를 자퇴하고 본격적인 복수를 시작하는 데까지 꼬박 18년이 걸립니다. 그 사이 동은이는 공장을 다니며 검정고시를 공부해서 합격하고 교대를 졸업합니다. 임용고시를 합격하고 박연진(임지연) 딸 하예솔의 담임이 되어 박연진에게 복수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 과정에서 조력자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첫 번째가 이도현이 연기한 주여정입니다.
인생에 그늘이라고는 한 지점도 없을 것 같은 훈훈한 비주얼을 가진 주여정과 응급실에서 처음 만납니다. 그리고 바둑공원,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신을 믿지 않는 동은이지만, 김은숙 작가는 이렇게 동은이의 인생에도 1%쯤은 신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을 표현해 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주병원 원장님 아들이고 의사이기까지 한 그에게도 아픔이 있습니다. 그는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의 악랄하고 끔찍한 편지들을 받으며 마음이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2020년 경북에서 일어났던 병원장 살인사건과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유족들에게 협박편지를 보낸 살인범이 정말 존재했었다는 것만으로도 소름 끼칩니다. 이런 아픔과 분노를 가진 주여정이 파트 2에서 어떻게 사이다 역할을 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바둑공원 촬영지는 청주 중앙공원, 인천 청라 호수공원
동은이 여정에게 바둑 과외를 받는 공원이 화제가 되었는데요, 청주 중앙공원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청주교대, 동남지구, 용화사 등 충북 청주에서 많은 부분이 촬영되었다고 하네요.
동은이 바둑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주여정의 목소리로 전달됩니다. 침묵 속에서 맹렬하게 남의 집을 부수면서 서서히 조여들어간다는 것은 지금 동은이 연진에게 하고 있는 복수와 너무나 닮았습니다. 동은은 여정 덕분에 바둑을 빨리 배웠고, 드디어 연진의 남편 하도영(정성일)에게 접근하는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동은이 바둑을 배운 이유는 하도영을 이기기 위해서였죠. 그의 바둑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서 빛이 나는 바둑공원이 최고입니다. 더 글로리 바둑공원이라 불리는 저곳은 인천 청라호수공원입니다. 촬영을 위해 청라루에 세트를 지었고, 현재는 일부를 남겨두었으나 사람들이 너무 몰려 출입금지선이 쳐져있다고 하네요.
파트 2가 기대되는 조력자들
김은숙 작가는 1월 18일 인터뷰에서 '사이다, 마라맛이 파트 2에 집중되어 있다'라고 해서 기대감을 더욱 키워주었는데요, 앞서 이야기한 주여정 외에 이모님으로 나오는 강현남(염혜란)이 있습니다. 폭력 남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동은의 협력자가 되었는데, 짠하지만 웃음을 주는 캐릭터를 염혜란만의 색깔로 특별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미소 같은 건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동은을 미소 짓게 해 줍니다.
김경란은 학폭사건이 있기 전에 동은의 단짝친구였으나, 동은이 자퇴한 후에 다음 희생자가 됩니다. 심지어 졸업 후에도 연진 무리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전재준(박성훈)의 편집샵 직원으로 일하면서 박연진의 기상캐스터 일정까지 따라다닙니다. 현재까지 연진 무리의 비리와 약점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데다가, 동은만큼이나 복수를 원하는 인물인 김경란이 파트 2에서 어떤 모습으로든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될지... 손명오(김건우)를 만나러 편집샵에 갔을 때 왜 서로 아는 척하지 않은 것인지 궁금한 점이 많은 만큼 기대도 큽니다.
그다음 조력자로는 묘한 대사와 분위기로 신의 또 다른 모습인 것 같은 에덴빌라 주인 할머니, 학교에서 유일하게 동은을 응원해 준 간호선생님, 동은이 공장에서 마지막 근무하던 날에 말을 걸던 뽀글 머리 귀여운 성희도 있다고 봅니다.
파트 2에선 동은의 사이다 복수를 기대하며
18일에 공개된 파트 2의 스틸샷을 보면서 기대감과 궁금증은 더욱 커집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마주 앉아 바둑을 두고 있는 주여정과 하도영, 무당집에 찾아간 하도영, 피투성이가 되어 긴박한 상황에 처한 듯 보이는 전제준, 어딘가를 응시하며 눈물이 고인 문동은은 복수에 성공했을까요?
단호한 표정으로 동은을 바라보는 주여정, 굿판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는 박연진, 상처 난 딸과 복잡한 감정의 웃음을 띤 강현남, 영산장례식장 앞에 서 있는 문동은과 주여정까지... 결과는 3월 10일까지 기다려야 알 수 있겠지요.
학폭 피해자들은 드라마의 폭력적인 장면을 끝까지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현실에선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모두 다 잘 알기에 드라마에서는 정말 통쾌하고 조금의 아쉬움도 남지 않는 복수를 보여주기를 바라봅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의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에 작은 위로라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복수가 끝나고 나서 동은이에게도 백야까지는 아니더라도, 낮과 밤을 경험하는 평범한 인생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포스팅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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